7월 01, 2024

한국인의 한풀이 | 울어라 열풍아 『알리』 버전과 『한』 의 카타르시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가수이자 엘레지(Elegy, 슬픈 노래)의 여왕인 이미자 선생의 수많은 대표곡은, 한결같이 슬픈 노래들로 주류를 이루고 있어 ‘엘레지의 여왕’이란 애칭이 무색할 지경입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울어라 열풍아> 는 빛바랜 세월의 희미한 흔적들과 함께, 아직도 영롱한 빛을 발하며 애창되는 불후의 명곡입니다.

<울어라 열풍아>는 한국인의 대표적 민요인 아리랑과 마찬가지로 이별의 슬픔을 담고 있지만, 아리랑 보다 훨씬 더 우리 민족 정서와 부합됨과 동시에 뛰어난 민족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를 버리고 가는 임이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나기’를 바라는 아리랑 근성(곤조)보다는 ‘가는 임을 웃음으로 보내는 마음’ 과 같은 숭고한 플라토닉 사랑이 원래 우리 민족의 성향이기 때문입니다.

잠 못 이루는 밤, 이 노래의 가사 중 <가는 임> 에, 우리의 인생에서 일상다반사이자 숙명적인 가는 세월, 이별, 사별, 불행 등을 대입하고 들으면, 회한의 괴로움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운명과 같은 불가항력에 대한 집착과 미련은, 아름답게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위로가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노래에 담긴 이러한 인생의 철학이, 이미자선생이 한국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라는 칭송과 함께 끊임없이 애창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인터넷 활동이 원만하지 못한 시니어들을 위해 악기별(색소폰, 대금, 바이올린, 트럼펫, 아코디언)로 뛰어난 연주를 엄선해서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