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 2023
이삿갓과 방랑시인 김삿갓
프롤로그
본명이 김병연인 김삿갓(1807-1863, 순조 7년-철종 14년)은 조선 후기 풍자와 해학에 능한 천재적 방랑 시인이다. 역사적 의미보다 대중가요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더욱 알려져 누구나가 한 번쯤은 꿈꾸는 나그네의 대명사이다.
최근 독특한 방법의 유튜브 운영으로 널리 회자 되는 유튜버 이 삿갓의 행각이 김삿갓과 유사한 점을 그의 유튜브 방송을 토대로 알아본다.
이삿갓이 꿈꾸는 세상
사회심리학을 전공한 지인이 SNS 링크로 보내준 이삿갓의 방송을 보는 순간 욕설로 일관되어 거부감이 치밀어 올랐지만 다 본 후에야 지인의 존경할 만한 품성과 인격에 어울리는 해안에 다시 한번 감탄을 마지않았다.
왜냐하면 부패한 시대의 실상을 조리 있게 설파하는 언변은 욕설의 거부감이 오히려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되었고, 권선징악과 정직을 좌우명으로 살아온 대부분 국민에게 일부 위정자들이 끼친 고뇌를 말끔히 씻어주는 청량제처럼 느껴지며, 엄청난 구독자 수를 보면 위정자들의 구역질 나는 거짓말과 변명보다 욕설이 훨씬 도덕적이고 감미롭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례를 여러 번 들어도 지겹지 않고 상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입버릇에 불과한 악의 없는 욕을 빼면 구구절절 하나도 틀린 것 없는 파렴치한 사례들이 영원히 개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을 통한 개선을 운운하며 욕설의 지양을 성토하는 혹자들은, 이미 촌철살인 사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반성이나 뉘우침에 촌철살인보다 특효인 욕설도 정상적인 사람에게 국한되어, 정신병동이 필요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들에게도 이삿갓이 꿈꾸는 욕설의 미학이 통할지는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거짓이 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2021년을 전후한 우리 사회는 거짓이 진실로 변조되고 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자명한 거짓에 대한 견강부회를 일삼는 위정자와 학자 및 각계각층의 일탈자들은 역사적으로 반드시 규명될 것이지만 심각한 점은 그들을 동조하는 다수의 지지자 들이다. 명백한 표리부동과 위선도 변별하지 못하는 점에서,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절묘한 거짓과 변명의 DNA가 그들에게도 이미 공유되었다는 가정은 지극히 당연한 추론으로,
정직하고 성실한 삶은 구태로 치부하고, 일신의 영달만을 위한 위선의 우격다짐은 내로남불의 막다른 골목임을 하루빨리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은 얌체처럼 끼어들면서 남에게는 양보는커녕 앞차가 차로를 양보하면 뒤에서 경적 울리기를 일삼는 자들을 하루에도 여러 번 만난다. 정체 시 녹색등 점등이 예상되는 횡단보도나 적색 신호등 점등이 예상되는 교차로에 앞차의 진입을 강요하고, 녹색 신호등 점등 시 자신의 기준이나 기호에 맞지 않으면 지극히 정상적인 출발에도 경적을 울려대는 자들의 정체가 실로 궁금해진다.
에필로그
견강부회, 어불성설, 녹비에 가로 왈자, 이현령 비현령, 축조발명(逐條發明)과 같은 말들이 그 어느 시대보다 유행하고 어울리는 불안한 이 시대에 이삿갓의 욕설이 오히려 상식적으로 보인다. 암울한 시대에 참수를 각오하고 민란을 주도한 역사적 의인들처럼, 이삿갓의 욕설은 우리의 울분을 헤아리는 의도된 아름다운 연출로 보여, 방랑시인 김삿갓의 시 한 수와 같은 욕 한 수는 후련한 느낌을 준다. 알량한 체면 때문에 입안에 맴돌 뿐, 차마 구역질을 내뱉지 못하는 부끄러움과 함께...
최근의 자녀와 연관된 국가적 물의는 별것이 아닐 수도 있는 우리의 동병상련이다. 자녀에 대한 사랑과 교육은 수 천 년 동안 한민족의 피에 흐르는 유교적 통념의 일부로, 한때는 미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친구나 지인의 권력과 지위를 자랑하는 이유가 뒷배(빽)를 고려함에서 오는 처사임은 부정할 수 없는 민주주의 폐단이지만 백 년도 안 되는 관계로 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이 부족한 대중이 위법을 실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제의 발단은 수백 년 동안 민주주의가 정제된 서양보다 예리하고 엄격한 잣대로 성토하던 세력이 자행한 점이다.
남의 잘못은 수백 년 전 인물도 부관참시할 기세로 설쳐대는 병적인 내로남불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우리 주변에서 전혀 이해되지 않는 삶의 양상으로 살아가는 독버섯과 같은 유형의 인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국민이 알게 된 점이다. 극단의 경고장, 이 삿갓의 욕설이 필요 없는 맑은 세상이 기다려진다.
비로소 한국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공정과 정직에 기반한 희망의 나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통틀어 전무후무했던 내로남불 시대의 위대한 영웅과 여걸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윤지호 사건, 대리운전기사 폭행, 목포 스캔들, 아들 탈영 조작, 청와대 사치와 기만 행각, 위안부 사건 등은 반드시 규명하고 철퇴를 가하여 빌본색원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질적으로 친화력이 농후한 자들의 숙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용어해설
견강부회
牽强附會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끌어 대어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
어불성설
語不成說은 조리가 맞지 않아 도무지 말이 되지 않음.
축조발명
逐條發明은 조목조목 따져 가면서 죄가 없음을 변명하는 것.
![]() |
Munch Scre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