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6, 2022

품격과 맛의 진수, 가야호텔 레스토랑과 가야산

가야호텔은 민족의 명산 가야산 중턱인 경상북도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에 소재하고 있다. 대구에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행은 과정이 제맛인 터라 88고속도로의 이용은 자제하고 주로 성주 수륜을 경유하거나 고령 덕곡을 지나는 여정을 선호한다. 대구에서 한 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어 불현듯 생각이 날 때마다 정처 없이 떠도는 관계로 인근을 비교적 상세히 잘 알고 있다.
호텔 뒷문으로부터 5m와 50m 지척에 각각 야생화 식물원과 가야산 만물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지만 대게는 호텔 반지하에 있는 사우나를 하고 호텔 한식당에서 시간 추이에 따라 점심 식사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머물 뿐 오래 지체 하지 않는 대신 합천을 연하여 낙동강 강변에 있는 적포삼거리와 현풍을 아우르는 드라이브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가야호텔 한식당은 호텔 등급이 2급임에도 불구하고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정갈함과 맛을 자랑한다. 가격 또한 도심에 비하면 그다지 비싸지 않아 바람직하지 못한 오늘날의 세상 실정에 대한 회포를 느낄 수 있다. 가야 한식당의 또 다른 장점은 크게 붐비지 않아 호젓함이 느껴질 정도로 조용한 점이다. 식당과 사우나를 이용한 지가 20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10개 이상 테이블이 점유된 것을 본 기억이 없을 정도다. 전속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와 함께 먼 산야가 보이는 창가 식탁에서의 식사는 그야말로 신선놀음처럼 느껴진다.
사우나 시설도 호텔답게 훌륭하고 깨끗하다. 호텔 전체가 산중 숲속에 있는 관계로 목욕탕과 탈의실의 창문으로 보이는 고산의 아름다움이 따뜻한 목욕물과 어우러져 힐링의 극치를 맛볼 수 있다. 상쾌한 세신은 목욕탕 주변에 자라는 산죽의 푸르름보다 더한 초록색으로 영혼까지 정제시켜 희망과 행복감이 치밀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