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6, 2022

종횡무진 내로남불의 열차

내로남불 정의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축약해서 만들어진 신조어로써, 평소 처신과 행동이 형편없어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이 사사로운 남의 잘못은 엄격한 잣대로 비방과 힐난을 일삼는 파렴치한 꼴불견을 빗대는 말이다. 사자성어처럼 보이지만 사자성어는 아니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미치는 충격 여파로 보아 역사적으로 사자성어 이상의 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래

출처 미상으로 80년대부터 농담 삼아 외형적인 표현처럼 남녀관계에 국한되어 드물게 사용되다가 2020년을 전후한 기점부터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사용 빈도와 적용 범위가 부쩍 늘었다.

유사한 표현

녹비에 가로 왈자

사슴 가죽에 쓴 한문 일(日)자를 가로로 잡아당기면 한문 왈(曰) 자가 되듯이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이중잣대로 변명을 일삼는 행위를 빗대는 뜻

이현령 비현령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뜻으로 같은 장식품을 코와 귀에 번갈아 걸면 명칭이 바뀌는 것을 악용하여 빌미를 유추해 내어 변명하는 뜻

아전인수

공동의 물도랑에서 자기 논에만 물을 대는 이기적인 행위를 꼬집는 뜻

파급 효과

누구나가 쉽게 체험할 수 있는 내로남불의 사례는 일상에서 되풀이되는 자동차 운행 중 찾아볼 수 있다. 내가 하면 차선변경 남이 하면 끼어들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자동차의 방향 지시등의 존재 이유인 차선변경은 좌회전이나 U턴 및 우회전을 위한 운전자의 법적인 특권이다. 하지만 대부분 운전자는 차선변경을 허용하기는커녕 같은 차로에 있는 앞차가 허용해도 경적을 울리는 등으로 방해하거나 항의하기가 일쑤이다. 아마도 정체 시 끼어드는 즐거움을 아는 소치로 보인다.
사사롭게 보이는 차선변경 방해는 차량정체의 주범이다. 1.2초의 양보는 전체 차량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므로 자신의 운행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차선변경으로 차로에 진입한 차량의 고맙다는 뜻의 비상등 깜빡임은 각박한 세태를 여실히 반영하는 절규로 보인다.

사회적 반응

도덕이나 규범상 최상위 모범으로 자처하면서 개인, 집단, 세력들을 가차 없는 엄단과 엄벌을 일삼던 일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비열하고 사악한 위선 사례가 탄로됨에 따라 수면 아래 은닉하면서 사회 전반을 만연시키는 파렴치 행각을 두 번 다시 묵과하지 않는 계기가 조성되어 성토와 색출이 불가피한 경향이 대두되었다.
성찰되지 않는 선천적 사이코패스형과 교정 가능한 후천적 소시오패스 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빗댈 사례가 적어 방치되었던 견강부회, 어불성설, 축조발명과 같은 어려운 사자성어가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이 인용되고 사용되어 일상어가 될 정도로 내로남불 사례가 급증하여, 2020년 대학교수에 의해 선정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유사 이래로 신조어인 내로남불 뜻을 함축하는 아시타비가 선택되기도 했다.

견강부회

牽强附會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꾸며대며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

어불성설

語不成說은 도무지 조리가 맞지 않아 말이 되지 않음

축조발명

逐條發明은 조목조목 따져 가면서 죄가 없음을 변명하는 것

대책

명백하고 객관적인 반증이 있는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내로남불의 교묘한 논리로 분별력이 모자라는 대중을 현혹하고 선동하여 유사 사례를 확산시킬 우려가 농후하므로 근절이 시급하다. 종횡무진으로 상식의 장벽을 허물고 있는 내로남불의 열차는 반드시 탈선되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