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09, 2023

한국화 |사군자(四君子) 종류와 표현기법

사군자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梅蘭菊竹)를 소재로 해서 그린 동양화의 일종인 문인화에 속하는 그림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대표하는 네 가지 식물들의 생물학적 특성이 전인적인 군자의 기질과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직업적인 화가가 아닌 문인(양반계급)들이 군자의 덕행을 본받고자 즐겨 그린 남종화 풍의 그림으로, 몰골법 위주의 내면세계 표출에 치중하는 주관적 표현이 특색이다. 고려 시대 때부터 시작되어 조선 후기에 절정기를 맞으며, 그림과 더불어 시와 서예가 동시에 표현하는 시서화의 일치가 큰 특징이기도 하다.
군자의 단어적 뜻은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사람, 마음이 착하고 무던한 사람을 나타낸다.

사군자의 종류

매화

이른 봄 눈 덮인 가지에서 홀연히 꽃을 피우는 매화는 아름다움과 지조 및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여겨져 왔다.
꽃의 색깔에 따라 흰매화와 분홍매화로 분류되고, 꽃잎이 다섯 개 이상일 경우 만첩흰매화, 만첩분홍매화로 부른다.
솜털로 덮여 있는 열매는 살구와 비슷하며, 약용을 목적으로 술을 만들기도 한다.

단원 김홍도 (1745 -1856) 매화도

난초

청아하고 향기 그윽한 꽃과 더불어 한결같은 자태의 난초는 춘추전국시대 때 이미 충성심과 절개의 상징으로 그 품격이 시로 표현된 바 있다.
세계적으로는 분포된 약 450속 1만5천 중 우리나라에는 39속 84종이 있으며, 사군자에 표현되는 난초는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서식하는 온대성 심비디움으로 10세기경에 재배된 것으로 추측된다.

추사 김정희 (1786 - 1856) 산상난화

국화

모든 꽃이 져버린 늦은 가을까지 첫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꽃을 피우는 국화는 절개와 은거 및 굴하지 않는 의지를 상징한다. 남미가 원산지이며 꽃의 지름에 따라 대륜(18센티 이상), 중륜(9센티 이상), 소륜(9센티 이하)으로 분류된다.

표암 강세황 (1713-1791) 국화

대나무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풀(초본식물) 종류에 속하는 대나무는 휘어지기는 하나 부러지지 않는 강인성과 늘 푸르고 아름다운 상록의 특성은 절개와 지조를 상징한다. 기원전 9세기 중국 최초의 시가집 시경에 무공의 높은 덕과 학문 그리고 인품을 대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에 비유한 시가 대나무의 최초 군자 반열로의 입성이다. 광주리 등 각종 일상생활 용품으로 제조되어 인간과 불가결의 존재로 각인된 바 있다.

단원 김홍도 (1745 -1856) 묵죽도

대표적 화가

허련, 홍진구, 이정, 이남식, 심사정, 유덕장

용어 해설

남종화

학식과 교양을 겸비한 양반계급으로 구성된 문인들이 여기로 수묵과 담채(淡彩)를 사용하여 몰골법 위주로 내면세계의 표출에 치중하여 그린 동양화의 일종으로, 중국의 왕유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북종화와 대비된다.

북종화

남종화와 대비되는 동양화의 일종으로, 직업적인 화가들이 구륵법 위주로 짙은 채색과 사실적인 외형묘사에 치중하는 화풍이 특징이며, 중국의 이사훈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몰골법

몰골은 물체의 형상을 나타내는 윤곽선이 없다는 뜻이다. 윤곽선 없이 색채나 수묵을 연하게 여러 번 겹 칠하여 물체의 형태를 나타내는 기법을 말한다.

구륵법

구륵진채법의 줄임말로 구륵착색법, 구륵선염법, 쌍구법으로도 부른다. 물체의 형상에 윤곽선을 그린 다음 채색하는 기법으로 몰골법과 대비 된다.

시서화 일치

한자의 근원이 상형문자이므로 글씨와 그림은 동체(同體) 또는 동원(同源)으로 생각하고, 글씨와 그림이 다 같이 붓을 사용하는 관계로, 글씨의 필법과 그림의 필법이 근본적으로 같다는 견해의 발상과 더불어, 글씨처럼 그림도 예술로 치부되어 지식인의 교양으로 인식되었다.

시작(詩作) 또한, 지식인의 필수 교양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예술적 감흥을 언어로 표현하면 시가 되고, 형상을 빌리면 그림이 된다는 생각은, 그림을 ‘소리 없는 시(無聲詩)’ 또 시를 ‘소리 있는 그림(有聲畫)’이라는 이론이 정립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시서화 삼절(詩書畫 三絶)이 문인화의 이상이 된 점이 시서화의 일치를 추구하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