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침산교의 가을
벤츠 자동차가 명차의 대명사로 떠오르는 것은 인지상정처럼 느껴집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항상 새로운 스타일을 주도하는 수려한 외관과 성능 때문입니다. 미끄러지듯 기품있게 조용히 나아가는 모습은, 필시 지성과 품격을 갖춘 선남선녀들이 운전하는 것으로 상상되어, 동경과 로망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운전 사례를 소개합니다.
2022년 9월 23일 4시 30분경 신천대로 침산교 지하차도 부근은 차량 정체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상습 정체 구간과 금요일, 퇴근 시간, 성북교 우회전 차량 진입과 맞물려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그 와중에 119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구급차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불과 5분 전 경대교 부근에서도, 119구급차가 차량 사이로 쉽사리 이동하도록, 1, 2차로 운전자들이 일사불란하게 도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높은 시민의식에 고무된 터라 신경이 쓰였습니다. 고속국도 진입 구급차는 치명적 사고의 조짐으로 긴급하기 때문입니다.
성북교 지하차도에서 함몰된 경사진 신천대로가 평지 수준 성북교 우회 지선도로 진입 부근에 다다르자 지선도로에 정체된 119구급차가 보였고, 2차로에 있는 트럭(그림 ①)이 119구급차 진입을 간파하고 정지하고 있었습니다.
1차로에 있던 필자(그림 ②)도 2차로에 정체된 차량의 1차로 이동을 위해 30초가량 정지하였습니다. 뒤에 있던 일부 차량이 경적과 함께 트럭을 추월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차해준 덕택과 진입 부분 정체 차량의 협조로 순식간에 진입공간이 확보되어 119구급차가 바로 진입 하게 되었습니다.
에필로그
과거에는 트럭 운전자의 덕행이 당연한 미덕이었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현재의 세태가 무색해집니다. 당연한 차선변경 협조에도 고마움을 표시하는 비상등의 깜빡임처럼 말입니다.
침산교 아래로 쏟아져 흐르는 가을 햇볕처럼 따스하고 정겨움을 흐르던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