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01, 2023

낙동강 자전거길 | 사문진교 찐빵과 왈츠

<하목정 배롱나무>

자전거 타기는 연인과 왈츠를 추는 것처럼 매력적이다. 특히 최정예 기술공법으로 잘 다듬어진 ‘낙동강 자전거길’은, 왈츠 춤사위처럼 부드럽고 완만한 구릉의 울렁거림과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주변 풍광의 실루엣으로, 라이더들에게 끊임없는 종주를 유혹한다. 하지만 연인과의 영원하고 달콤한 왈츠 열망처럼, 돌아올 기약 없는 무작정한 자전거 종주는, 체력 소진으로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어 특히, 시니어 라이더들의 세심한 준비가 요구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문진교 자전거길에서 대구 방향 100m 지점에 있는 ‘신바람난 찐빵’은, 낙동강 자전거 여정의 활력 보충으로 즐거움을 더해 준다. 인상 좋은 여주인의 친절로 버무려진 감미로운 팥소는, 언제나처럼 행복감을 배가시켜줄 것이다. 찜기가 기차처럼 연신 하얀 수증기를 내뿜으며 찐빵이 익어가는 시간을 달릴 때, 곧 쏟아질 석양을 준비하는 낙동강은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을 더해 준다. 같은 건물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시원한 음료 또한, 준비에 소홀했던 라이더에게 오아시스처럼 여독을 풀어준다. 한결같이 친절하고 상냥한 여주인들의 태도는, 오랜만에 사람 사는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마음이 아름답고 고운 사람들이 만들어 파는 음식 맛이 항상 최고인 것은 인지상정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 맞다. 금방 덥힌 따뜻한 찐빵의 포만감으로, ‘대한민국 낙동강 원더풀’ ‘이명박 4대강 원더풀’을 연발하는 아내의 외침은, 늦게 배운 자전거 삼매경 덕택으로 야생화 탐구, 달맞이꽃 씨앗 채취, 달래 캐기, 도토리 줍기 등, 사계절 강변이 주는 선물꾸러미로 행복투성이가 된 절규에 가깝게 느껴진다. 대구의 명물, 가창 찐빵만 고집하던 아내가 극찬한 사문진교 찐빵 맛은 더 말할 나위가 없어 보인다. 또다시 벚꽃이 화사할 내년 봄, 아내와 시작할 자전거길 옆 강변의 왈츠 공부는 분명히 행복의 점입가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문진교는 대구 거주 라이더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정으로 손꼽히는, 강정보에서 달성보에 이르는 낙동강 자전거길 구간의 기착점으로도 중요하다. 25km에 달하는 강정보와 달성보 구간에는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이용할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강정보 기점 부산 방향 3km 지점 사문진교는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의 전환점이기도 하다. 남북을 가로질러 낙동강 좌안에서 이어지던 자전거길이, 지형상 이유로 강정보에서 서쪽으로 다리를 건너 우안에서 이어지다가, 사문진교를 동쪽으로 건너 다시 좌안에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각각 높고 낮은 2개의 다리로 나란히 구성된 사문진교의 자전거길은, 교행이 불가할 정도로 좁아서 일방통행이다. 강정보 기점 부산 방향은 그냥 높은 다리(남쪽)로 가면 되지만, 달성보 기점 안동 방향은, 일단 낮은 다리(북쪽) 아래나 지하도를 이용하여 우회한 다음 사문진교를 건너는 안내판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아니면 대구 방향 ‘신바람 찐빵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서 바로 직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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