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 2023

장세미 소구레할매국밥 | 그리운 현풍 오일장의 별미

장세미 소구레할매국밥(이하 장세미할매국밥)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읍 현풍로6길 5 ‘현풍도깨비시장' 내에 있는 토속음식점입니다. 소구레는 수구레의 경상도식 표기로, 소의 가죽과 갈빗살 사이의 피하조직인 아교 살을 말합니다. 인체의 뼈, 피부, 연골, 등을 구성하는 고분자 단백질인 콜라겐(Kollagen 혹은 콜라젠 Collagen)과 젤라틴, 엘라스틴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피부 탄력 유지와 관절 강화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구레의 쫄깃쫄깃하고 구수한 식감은 미식가들이 식도락으로 즐겨 찾지만 제대로 요리하지 못하면 소고기 잡냄새 때문에 역효과를 초래합니다. 하지만 장세미할매국밥은 60여 년간 다진 독자적인 요리 비법으로 감칠맛 나는 맛을 창출하여 ‘KBS 6시 내고향'과 'MBN 생생정보마당' 프로그램 방영 등 방문고객은 물론 택배를 통한 전국적인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구수하지만 무미건조한 수구레의 맛은 약간의 선지와 버무려져 생성되는 오묘하고 독특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48년간 운영하던 시어머니로부터 가업으로 이어받아 2023년 현재까지 2대 사장으로 운영 중인 최성임씨는 국제마라톤 대회를 비롯한 수많은 각종 마라톤 대회 완주 경력을 보유한 여성 마라토너입니다. 마라톤 완주를 위한 악착같은 집념이 핏물, 기름기 제거로 누린내 없는 완벽한 맛을 위해 여러 차례 씻어내는 장인정신과, 힘든 고행과도 같은 수구레 요리 과정상의 과도한 기름 열기를 감내하는 저력의 원천으로 보입니다. 상호 장세미는 아름다운 달창저수지 인근 유가읍 도의리를 지칭하는 구전 마을 이름입니다.

현풍 도깨비시장

나라와 민족을 불문하고 사람들은 늘 시장을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상의 애환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정겨움 때문일 것입니다. 전화기 등 정보 매체가 부실했던 시절부터 정보 교환의 장소 역할을 하던 전통시장이 오늘날은 훈훈한 만남의 공간으로서의 의의가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풍 재래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름하여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는 현풍장은 1918년에 개장한 이래 2023년 현재는 5일장으로 100여 년을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현풍(玄風)은 정화의 바람이란 뜻이입니다. 조선시대 현풍에 팽배하던 부패한 탐관오리들의 교화를 위한 의미로, 풍요롭다는 뜻인 원래의 현풍(玄豊)에서 개칭되었습니다. 신라시대에는 추량화(推良火)·현효, 고려시대에는 포산으로 불렸습니다. 포산은 현풍곽씨의 시조 발현지인 중국의 지명입니다.

에필로그

동쪽은 대구 십대 비경이자 봄이면 철쭉으로 불타는 비슬산과 물빛 푸른 달창저수지, 서쪽은 칠백리를 굽이치는 수려한 낙동강, 남쪽은 대한민국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부곡온천단지가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현풍곽씨 망우당 곽재우 홍의장군의 의병활동이 빛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현풍,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부곡 온천욕 전이나 후에 기착하여 먹던 장세미 소구레국밥의 추억은 늘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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