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 2025

아름다운 색소폰 이야기 | 강아지풀과 복숭아 쥬스

색소폰과의 첫 만남

이 글은, 색소폰 연주 여정에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격려를 해주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시골 학교 재직시절 동료 음악 교사의 알선으로 알토색소폰을 구매하였으나, 거의 팽개쳐 두다가 퇴직 후 인터넷 등을 통하여 독학으로 연습하였습니다. 알토색소폰은 세계 굴지의 명품, 프랑스 '셀마' 회사의 학생용 모델 '아리스토크렛 AS600'이며, 내구성이 좋도록 견고하게 제작되었지만, 가격 등이 낮은 관계로 음색이 만만치 않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디오웨인 마우스피스'와 '알렉산더 NY 리드'의 스펙으로 겨우 색소폰 다운 소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색소폰 음색의 결정적인 영향은 연주자의 역량이 결정적이라는 가설과, 멋있고 고상한 브랜드 이름(Aristocrat, 귀족), 충실한 견고성은 영원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서, 고가의 악기로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최첨단 공법(레이저 커팅)으로 사용자의 신체적 구조에 최적화되도록 본인이 직접 설계,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슴 따뜻한 경험들

상설 연습실의 위생 문제와 주택가의 소음 문제로 인해 연습은 주로 도심 교외의 강변에서 이루어지며, 대부분 아내의 나들이(나물 캐기, 야생화 촬영 등)에 동행하는 가운데 진행됩니다. 연습 도중 만난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더욱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아 색소폰을 반려악기로 애지중지하게 되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고령 다산 낙동강 강변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CD의 음색처럼 소리가 너무 좋아요."라고 칭찬해 주셨고, 여인과 동행한 꽃보다 예쁘고 앙증맞은 5살 여자아이가 선물로 준 한 자락의 강아지풀은 희열에 가까운 평생 잊지 못할 추억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아이에게 용돈 만 원을 주었더니 여인은 "오히려 저희가 드려야 되는데 고맙습니다."라는 말 역시 기품이 넘쳐 감동했습니다.

세천 금호강 자전거길 길목에서, 경북대학교 실용전자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 땀을 많이 흘리면서도 자신이 먹을 복숭아 음료를 '너무 소리가 아름다워 드린다.'며 나에게 건네주었으나 너무 감사해서 마시지 않고 기념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강아지풀(Green foxtail, Foxtail grass)은 세상 어디서나 흔히 자라는 풀에 불과하지만, 다섯 살 아이에게는 영원히 품고 싶은 소중한 꽃일 것입니다. 고사리 같은 작은 손을 내밀어 차창 너머로 말없이 건네주던 모습은 지금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복숭아 주스 또한 상점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흔한 음료이지만, 인적 드문 오지에서는 사막의 오아시스나 가뭄 속의 단비처럼 갈증을 해소해 주는 천금보다 귀한 존재가 됩니다. 그 소중한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청년의 나눔은 깊은 감동을 주었고, 자전거를 타고 멀어져 간 그의 빈 가방 속 공허함은 제 가슴의 연민과 뭉클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 꼬마와 청년의 아름다운 마음은 부처님의 자비와 예수님의 사랑보다도 더 진실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시대 우리가 반드시 본받아야 할, 참되고 착한 인성의 전형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많은 이들의 격려

셀린 디옹의 'My Heart Will Go On'을 연습 중, 젊은 자전거 애호가가 "세상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는 처음 들어요"라고 칭찬했으며, 또 다른 미국인은 "너무 좋아"라는 서투른 한국말과 엄지척을 보였습니다. 하이킹하던 중학생들이 "멋있어요!"라는 환호는, 아이들을 만나면 줄 과자를 차에 보관하고 다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엄지척과 함께 수줍은 미소를 짓던 중장년의 여성들, 특히 청소년들의 해맑고 활기찬 반응으로, 행복과 즐거움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진리와 색소폰 연주의 또 다른 즐거움을 체득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격려는 제 연주 역량 덕분이 아니라, 심성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주신 격려라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연주 능력이 확보되면, 요양 병원 등에 위문 공연을 하라는 소명으로 명심하며 소중하게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달서아트센터(DSAC)의 추억

세계적인 색소폰 프로의 연주와 석학들의 음악 이론들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강의의 필요성으로 수강하게 된 DSAC 색소폰 강좌는 비교적 유익하였으나, 이미 일상화 되고 현대적이며 체계적인 빔프로젝터, PPT 활용 등 현대적 첨단 교수 기기의 활용과 방법이 아쉬웠었습니다.
공신력 없이 난립하는 사설학원과는 달리, 구청 규모의 공공기관의 강좌는 크게 다를 것이라는 애초의 생각이 무색할 뿐입니다.

하지만 회장님을 비롯한 아네모네, 릴리, 카멜리아의 소중한 만남은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죽는 날까지 양로원 등지로 위문공연을 하는 즐겁고 보람찬 동행을 위한 '시절인연'이 주어질지는 의문이지만, 마음은 한결같은 바람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색소폰 연주 추천

전국의 수많은 지자체가 고령화 시대의 시니어들을 위해 복지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일부 '실버 색소폰 합주단'은 월 30만 원 상당의 수당도 지급하여 심신의 건강을 돕고 용돈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색소폰 연주는 심신의 건강을 증진하며, 동시에 재정적인 혜택도 가져다주는 훌륭한 취미이므로 적극적인 권장이 요구됩니다.

무엇보다 앞서 두서없이 말씀드린, 기약 없고 짧지만 아름답고 소중한 인연들의 만남은 색소폰 연주를 넘어서는 진정한 인생의 기쁨을 안겨줄 것입니다.

🎷 Selmer USA 개요

  • 정식 명칭: H&A Selmer Company (Elkhart, Indiana, USA)

  • 시작: 1904년 Henry Selmer(프랑스 Selmer 창립자)의 동생 George Bundy가 미국에 지사 성격으로 설립.

  • 역할: 프랑스 Selmer Paris 악기를 미국에 수입/판매하면서 동시에 자체적인 미국 생산 라인도 가짐.

  • 타깃:

    • Selmer Paris = 전문 연주자용, 최고급 라인

    • Selmer USA = 주로 학생용·교육용·보급형 악기 제작


📌 Selmer USA 주요 브랜드 & 라인업

  1. Bundy (번디)

    • 학생용 보급형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

    • 1930년대~1980년대까지 미국 학교 밴드에서 가장 흔했던 모델

    • Bundy I → Bundy II 순서로 발전

    • 튼튼하고 관리가 쉬운 대신 음색·정밀도는 Paris 라인에 비해 단순

  2. Signet (시그넷)

    • Bundy보다 한 단계 위의 중급기/세미 프로용 악기

    • 클라리넷에서 특히 유명

  3. Selmer USA (자체 Selmer 라벨 악기)

    • Bundy보다 고급, 그러나 Selmer Paris에 비하면 중급기 수준

    • 예: Selmer AS500, AS600 (학생~세미 프로용 색소폰)


🎷 Selmer Aristocrat 개요

  • 제조사: Selmer USA (H&A Selmer, Elkhart, Indiana)

  • 포지션: 중급기 ~ 세미 프로급 색소폰

  • 출시 시기: 1930년대 후반부터 이름이 쓰이기 시작.

  • 타깃: Bundy(학생용)보다 상위, Signet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 수준.

  • 악기군: 색소폰, 트럼펫, 트롬본 등 다양한 관악기에 “Aristocrat” 이름이 붙음.

댓글